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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라는 말 나쁜 말 아닌가요?

쭈니루 2014. 10. 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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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라는 말 나쁜 말 아닌가요?


저는 사실 정치를 잘 모릅니다. 아니, 사실은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더 잘 맞겠네요.

기본적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 중에, 정말 국가를 위해 그것에 뛰어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나물에 그 밥' 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여, 뉴스에 '어느 정치인이 뇌물을 먹었다.', '어느 정치인이 재계와 결탁을 했다.', '어느 정치인이 관련된 추문에 휩싸였다.' 라는 뉴스를 들어도, '그렇지, ...' 라며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제가 역사를 참 좋아합니다. 지금 밥벌이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역사, 특히 우리 역사 및 관련된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관련된 책도, 다큐멘터리도 제법 봐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철이 들면서부터 의문을 품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 우리나라 정치계는 스스로를 '보수' 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모든 역사에서 '보수'는 나쁜 쪽이었기 때문입니다.

 

 

進步(나아갈 진, 걸음 보)

정도 수준 나아지거나 높아짐.

역사 발전 합법칙성 따라 사회 변화 발전 추구.

 

改革(고칠 개, 가죽 혁)

제도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

기존의 사회제도 또는 정치체제를 전면적으로 변혁시키는 혁명에 반하여, 개혁은 기존의 체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사회적 모순을 제거하는 것이며, 이로써 기존체제의 붕괴를 방지하려는 것

  

保守(지킬 보, 지킬 수)

보전하여 지킴.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우리 역사에서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조선시대만 살펴 보아도, 건국 초기부터 보수와 개혁의 싸움의 역사였습니다.

개국부터 '고려'라는 각 개인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한 비리가 난무하던, 보수적 귀족 중심의 사회체제로부터 '신진사대부'라는 개혁세력의 발발로 의해 이루어진 조선이며, 이 사대부가 스스로가 만든 틀 안에 갇혀 '양반'이라는 보수적 체재 안에 갇혀버리자, 양반이 아닌 백성을 위한, 광해군이나, 정조 같은 개혁 군주가 생겨나 이에 맞서게 됩니다.

또한 조선 말기에도, 양반을 중심으로 한 사회체제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 한, 흥선대원군을 위시한 '보수'적 정치인들에 의해 개혁의 물결이 가로 막히고 (기독교 박해 등), 이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미개한 국가 중 하나로, 일본의 속국이 되고 맙니다.

한족이라 불리는, 현재의 중국인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모든 민족들도, '보수'라는 이름을 가진 기득권 세력에 의해 국가의 재정과 기틀이 황폐해지고, 결국에는 국가가 멸망해 가는 수 많은 역사상의 기록들 역시 고려, 조선과 대동소이 합니다.

 

우리의 현대 사회를 만든 기초가 된, 근대 사회만 보더라도, 인류의 사회적 발달은 '전제 왕정 정치' 라고 불리는 보수적 개념에 대한 사회(공산)주의적인 진보주의와 자유(민주)주의적인 진보주의라는 2가지 형태의 진보주의에 의해 대립과 경쟁에 의해 발달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가 '좌파' '우파' 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시점을 살펴보면, 프랑스 대혁명 작 후, 국민의회에서, 왕정을 완전히 폐기하고 근본적으로 국가 체재를 다시 정립하자는 공화파가 좌측에, 왕정이라는 기틀은 그대로 두고 사회적 여파가 적도록 천천히 변화시키자는 왕당파가 우측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기존 귀족으로 이루어져 있던, 왕당파는 사실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혁명에 의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잃을 것을 두려워해 국민의회에 동의하긴 하였으나, 사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유지하기 위해선,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 것을 원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지칭하지 않았었습니다.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공화파에 대립하여 '온건한 개혁'을 모토로 내세웠었으니까요.


 

제가 가진 역사적 지식이, 인류의 역사를 전부 다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아는 역사적 사실 내에서, '진보나 개혁' 을 내세운 인물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실제로 사회와 민초를 위해 사회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부류와 힘이 없는 자가 사회를 뒤집어 개인적 영달을 노리는 보류로 말이죠. 그러나 '보수' 를 주장하는 측은 예외 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자 뿐이었습니다. '보수' '개혁(진보)'를 이긴 경우, 그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현재의 이 포스팅이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야당'을 지지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야당의 정치인들 역시, 진심으로 사회적 '진보' '개혁'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다만, '말은 생각을 반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적어도 말로라도 '진보', '개혁'을 표방하는 것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기대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스스로를 '보수'라고 지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냥 그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일말의 희망조차도 접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면, 그것에 대한 손해, 또는 최소한의 손실을 감수하고, 과연 사회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지지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 변화가 사회 전체에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치는 진보적 개혁이라 하더라도, 저 역시 제 자신에게 직접적 손해가 있다면, 은연 중에 '보수'의 성향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인간이며, 인간은 그런 존재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저 스스로 '나는 보수세력이다' 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지식 안에서의 '보수' 라는 단어의 의미는,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부류라는 의미를 너무도 크게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보수다'

 

라는 말을 들으면제 귀에는 이렇게 들립니다.

 

'나는 가진 것이 많다사회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바뀐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그러므로 나는 사회가 변화하지 않고 이대로 있기를 원한다고로나는 보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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