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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라오스 여행 종료. 여행의 의미란?

쭈니루 2014. 10. 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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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청춘 여행 종료 여행의 의미


드디어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의 여행이 막을 내렸습니다. 아직 감독판 방영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형태로 방송이 되든, 여행 자체는 종료 되었습니다.

 

나영석PD '꽃보다...' 시리즈를 계속하게 될 지는 예상이 되진 않습니다. 왠지 전 이 '청춘'을 이야기하기 위해 '꽃할배'를 포석으로 깔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만약 그랬다면, 시리즈의 마무리를 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꽃보다 할배' 때부터 '누나'를 거쳐 '청춘'까지, 결국 한 편도 빠지지 않고 다 봤습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 이서진씨에 대한 '예능'을 볼려구 시작했던 것인데, '여행' 그리고 '청춘' 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짚어보며 끝이 난 정말 보기 힘든 좋은 예능 프로였습니다.



사실, 꽃할배 편을 차 쳐두더라도, 페루 편에 비해서는 이번 라오스 편이 조금 심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페루 편 출연자 쪽 연배와 좀 더 가까워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페루 편의 출연자들의 아쉬움과 후회 등의 감정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꽃할배에서 어르신들에게 여행은 아마도 여행 자체를 즐기기보다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이 더 많으셨을거라 감히 예상을 해봅니다. 페루 편 출연자들은 돌아보는 시간과 앞을 다짐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라오스 편은 사실 감동은 비교적 적고 즐거움이 가득찬 여행으로 보였습니다. 마지막애 그들이 느낀 점 조차도, 그저 '여행을 많이하자.'라는 느낌 외에는 그닥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꼭 잘못된 것 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여행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꼭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자신이 가야 할 인생을 설계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 그 자체의 '추억'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 역시도 어느새, 살아온 인생이 많은 지, 살아갈 인생이 더 많이 남은 지, 가늠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여행은... 많이 다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안 다닌 것도 아닙니다. 회사 업무 관련까지 포함하자면, 외국에도 제법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행'이라 단어만 들으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친구 몇 명이서 막노동, 일명 노가다를 며칠 뛴 돈으로 울릉도를 놀러 갔었습니다. 3 4일 계획이었는데, 울릉도에 도착하자 마자 폭풍주의보가 떠서 7 8일을 울릉도에서 보냈었습니다. 정말 X고생 했었죠. 거의 끼니는 라면으로 때우고, 울릉도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았었습니다. 한 겨울 성인봉을 올라가겠다고 올라가다가,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때문에 나리분지에서 결국 포기하고 내려왔었습니다. 폭풍주의보가 해제된 날 저녁 남은 돈으로 진탕 술을 먹어서, 다음날 12시 배 출발인데 11시에 기상해서... 씻지도 못하고 배를 탔었다는...

거의 20년이 지난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그 때 울릉도를 함께 갔었던 친구들과 일년에 두 번 계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당시 친구가 아니었던, 그 막노동판에서 만나, 울릉도 여행을 함께 갔었던 동갑 친구들 역시 여전히 그 계모임에 함께 만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만큼 저희 무리에게 울릉도는 깊은 추억과 관계를 만들어 준 여행이었습니다. 아마 웬만큼의 거금을 준다고 해도 저 기억하고는 바꾸지 않을 듯 합니다.

 


꽃청춘 라오스 편에 출연했던 유연석, 손호준, 바로는...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은 '진짜 청춘' 들입니다. 비록 비교적 일찍 사회에 뛰어들어 고생을 시작했고, 특히 두 30대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아직 건강과 체력이 있으며, 부양할 기족에 대한 부담감도 없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보이는 시점의 여행이기에, 우기나 더위 따위는 무시하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느껴졌었습니다.

딱히 '인생의 의미에 대한 고민', '앞으로 날아갈 인생의 방향' 이 딴것 전혀 하지 않더라도, 여행 그 자체가 가지는 '추억' 만으로도 언젠가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봤을 때, 미소 지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둔 것입니다.

 

세상 어떤 인생에 대해 - 경제적이든 명예를 따지든 - 어느 인생이 더 잘 살아온 인생이냐라는 점은 절대로 점수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냥 문득 옛 생각에 저절로 쓱 미소 지어지는 '추억'이 있다면, 그 인생은 적어도 실패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참고로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여행은 약간의 고생을 동반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더 기억에 남습니다.

넉넉한 금전적 여유를 가지고 觀(볼 관)광을 하는 것은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지만약간은 부족한 금액으로부딪히고행동해 보는 것이 진짜 여行(다닐 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우리 말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굳이 젊은 자체를 쓸모 없는 고생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용기와 체력만 있다면추억을 만들기 위해 잠깐 동안의 고생스런 여행을 '사서해 보는 것나쁘지 않을 듯 하네요.


청춘들이여, 여행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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