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과 역사상 실제 전투 |
영화 '명량'을 관람했습니다. 영화관람기는 포스팅을 따로 작성했습니다.
명량... 보고 왔습니다. (감상 후기) ☜ 관심있으신 분들은 클릭 ^^;;;
앞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순신 장군님을 많이 존경하는 까닭에 그분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에서 표현된 내용과 실제 역사와의 차이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몇대몆이었냐는 것인데요. 이것이야 워낙 이슈화 된 것이다보니 대충 아실거라 생각되지만 혹시 나중에 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3척 대 133척 이 맞다고 봅니다.
왜선이 몇 척이었냐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장군님이 쓰신 난중일기에 133척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적의 항구에 200척이 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 전선이라고 볼 수 없으며, 설사 전부 전선이었다 하더라도 실제 출전한 배가 133척이었다면 전투는 그 수를 책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가 몇 척이었냐에 대해서는 장군님이 장계로 올릴 때 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라는 표현 때문에 12척이라고는 하지만 기록에 의하면 나중에 한 척의 배가 합류했다는 내용이 나오므로 13척이 맞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12척 대 333척이었건 13척 대 133척이었건 그게 무에 중요 하겠습니까? 어찌되었던 최소 10배가 넘는 전력차에도 포기하지 않고 출정하여 목숨을 걸고 싸워 결국은 승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것은 신화라 불려도 전혀 과하지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여담으로 이순신 장군님께서 격파하신 적선의 수는 30여척... 채 40척이 되지않습니다. 나머지의 왜군은 전세가 기울었다는 판단하에 스스로 도망간 것입니다. 333척이 아니라 1000척이 넘었던들 이미 장군께 공포를 느낀 적들이었으므로 반드시 승리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영화에 표현된 전투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우선 영화에서처럼 이순신 장군님의 대장선 한 척으로 싸웠냐는 사실인데요... 실제로 그랬습니다. 실제 전투지역에 도달한 아군 장수들이 진격을 하지않아 초반에는 대장선 하나만이 전투에 임했었습니다. 이후 대장선의 분투에 힘을 얻은 우리 전선들이 하나 둘 전투에 참여함으로써 종국에는 13척 모두가 전투에 참여하여 적과 싸우게 되는데요, 결국 전투의 극초반에는 133척 대 한 척의 전투를 벌였다는 것이 됩니다. 왜군의 입장에서는, 한 척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12척이 전투에 참여하게 되자, 결국 전투를 포기하고 물러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정말 이순신 장군님의 위대함은 어디가 끝인 걸까요? ㅠㅠ
이번은... 사실 제가 이 포스팅을 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인... 대장선이 백병전을 하였느냐입니다.
사실 영화 전투신 전체를 가로질러 긴장감을 극대화시킨 부분이 이 백병전 부분인데요. 실제로는 대장선의 백병전은 없었다고 판단됩니다.
우선 당시 왜군과 조선군의 백병전 능력치의 차이는 어마어마 했습니다. 정유재란 때는 그나마 나아졌었지만, 임진왜란 때는 전투라기보다는 학살에 가까울 정도로 백병전 능력의 차이를 보였었었습니다. 육군이 이럴진데 백병전 훈련을 제대로 받지도 못한 수군의 경우는 더할나위가 없었습니다.
만약 영화처럼 백병전을 펼쳤다면 아마도 채 두 척이 접선하기만 했어도 대장선은 괴멸했을 겁니다. 난중일기에 전투 중 안위의 배가 백병전이 발생하여 지원했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이 지원 역시 원거리 지원이었으리라 판단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의 근원은, 전투 종료 후 대장선의 전사자 수가 단 2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전투초반 133척 대 한 척이라는 상황만으로도 2명의 전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만약 백병전이 있었다면 대장선 승선인원 전체가 8갑자 이상의 내력을 가진 장로급 이상의 무공고수들이어야 맞습니다. ^^;;
이런 정보를 알고 있던 저에게... 전투신 내내 표현되는 백병전 모습은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둘째로 치더라도, 영화를 보는 아이들이, 이순신 장군님의 애끓는 고민과 철저한 전략 속에 이루어낸 승리를, 일견 용맹과 처절함을 이용한 '감동'속에 자리잡은 '행운'으로 치부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화의 극적 긴장감, 특히 재래식 전투에서의 그것을 위해서, 감독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극초반부에 백병전 능력 차이를 강조하고 이에 따라 백병전이 발생하면 이는 곧 전투의 패배라는 점을 관객에게 인지시킨 후, 아슬아슬하게 백병전을 피해가는 형태로 긴장감을 이끌어 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절정부에서는 앞에서 말한 안위의 전선에 대한 백병전을 이용해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더라면... ㅠㅠ
마지막으로 이야기 할 부분은 영화의 전투신의 마지막, 전체 전선이 돌진하여 충파(배로 직접 부딪혀 공격하는) 전술을 쓰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이 전술 역시 쓰지는 않았었습니다. 마지막에 어르신이 '구선(거북선)이 부활했다!' 라고 외쳤던 것처럼 실제 충파 전술은 거북선이 구현했던 전술이었습니다. 물론 선박의 견고함이나 높이를 고려했을 때 판옥선이 쓰기에 불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데로, 혹시나 발생할 수도 있을 백병전에 대비해 판옥선으로 해당 전술을 펼치지는 않았습니다. 하물며 승기가 잡힌 시점에 위험부담을 안고 이런 전술을 펼칠 만큼, 장군님이 무모하신 분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영화 상에서는 12척 전체가 일자진을 펼쳐 일제포격으로 적을 혼비백산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구요, 또 하나, 그 동안 박살 낸 적선의 잔해가 해류가 바뀌면서 적에게 돌진하는 장면도 하나 쯤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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