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이유 |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을 조사하는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세종대왕님을 1위로 꼽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합니다.
물론, 매우 당연히도 세종대왕님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보기엔 세종대왕님이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에 환경적 요인이 상당히 좋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그런 환경적 요인의 도움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너무도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블로그 성격이랑 좀 안 맞지만, 오늘은 제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이유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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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이순신 장군이 왜 위대하냐고 물어보면, 23전 전승이라는 승전에 대한 이야기만을 합니다.
물론 어마어마한 일이죠. ‘23번을 싸워서 23번을 이겼다.’ 그 중에는 세계 해전 역사에 길이 남을 대승이 3번이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에 이런 전공을 가진 장수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는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전투의 승리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원균에 의해 칠전량 해전에서 대패하면서 수군의 대부분이 괴멸을 한 후, 선조는 수군을 육군으로 복속 시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에 이순신 장군은 자신이 한 번이라도 패전을 하면 그 때 수군을 육군으로 복속 시키겠으니, 당장 수군을 폐지하는 것은 보류해 달라고 주장하여, 수군을 유지시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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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정유재란을 통과하여, 나름 대승이라고 불릴 수 있는 승리, 또는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친 승리가 몇 번 있었습니다.
평양성 전투 (평양), 행주 대첩 (경기도 고양), 진주 대첩 (진주) 등이 그러한데요. 중요한 점은 이 승리들이 모두 한반도의 서쪽에서 이루어진 승리입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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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동쪽, 즉, 경상도를 통과하여 강원도와 함경도를 통과한 왜군들은 보급이 비교적 원활했습니다. 왜 본토에서 배로 한반도의 동쪽 해안, 전투지역에 가장 가까운 곳에 내려놓으면, 육로로의 보급은 아주 짧은 거리만 이동하면 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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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때 활약했던 분들이 홍의장군 곽재우 등을 비롯한 의병들과 패전하고 남은 잔여 정규군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이 실제 정규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던 것 보다는 이런 보급부대를 기습하여, 보급품을 빼앗거나 최소한 태워버림으로써, 보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던 것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진주 대첩의 경우, 당시 왜군은 7일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전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김시민 장군의 통솔력 아래, 민관군이 하나가 되어 목숨을 걸고 적과 싸운 것이 엄청난 수의 적과의 전투를 승리로 만든 것은 사실이나, 그 저변에는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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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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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전승이라는 업적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연히 얻어진 결과물이 아닙니다.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을 독려하여,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이기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첩보와 정찰로 적의 움직임과 목적을 완전히 파악하고, 전략과 전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완벽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정확하게 공격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명량 대첩의 경우, 약간은 예외)
만약 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는 전투를 나서지 않았습니다.
자, 그러면 반대로, 왜군이 한산도를 공격했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당시 조선군은 활을 중심으로 하는 무예기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백병전, 즉 칼싸움에 있어서는 일본군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배 한두 척 정도만이라도 한산도에 상륙했다면, 아마도 조선수군은 괴멸했을 것입니다.
여기에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이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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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들이 한산도를 공격할 생각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저처럼 전쟁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사람이 생각해 내는 것을, 전장에서 일생을 보낸 나름 명장들이 생각해내지 못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산도 근처에서 왜군과의 전투 자체가 없었다는 것은, 감히 왜군들이 한산도를 침범할 시도 자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요새를 만들어 두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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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경도 - 부산포 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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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중앙 정부의 지원이 없이, 거의 독자적으로 이루어 냈다는 것입니다.
우리 역사상에도 몇 명의 전쟁 영웅들이 있습니다.
고구려의 영토를 역사상 최대의 영토로 만든 광개토태왕, 수 양재의 수 백만 대군을 물리친 을지문덕 장군, 마찬가지로 거란족 대군의 침입을 막아낸 강감찬 장군 등... 이 분들도 모두 위대한 영웅이며, 명장들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 분들은, 크던 작던 간에 국가의 절대적 지원 하에서 전쟁을 치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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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전쟁 역사 속에 길이 남을 승전과,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모든 것들을, 이순신 장군 혼자의 힘으로 해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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